'린저씨'마저…엔씨 야심작에 '냉랭한' 눈길

입력 2023-12-08 15:40   수정 2023-12-09 01:32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뒤를 이을 만한 성공 방정식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야심 차게 내놓은 신작이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으면서 이 회사 주가가 하루 만에 약 9% 급락했다.
○신작 나왔는데 주가 급락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PC·콘솔 게임인 ‘쓰론앤리버티(TL)’를 출시했다. 업계에선 이 게임을 리니지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평가한다. 리니지와 같은 중세풍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TL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8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8.8% 내린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14% 하락한 22만4500원에 주식이 거래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TL의 이용자층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게임 개발진은 5월 시험 평가를 거친 뒤 자동사냥 기능을 삭제했다. ‘린저씨’(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불리는 40·50대 리니지 이용자 대신 액션 게임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무게를 둔 행보로 풀이됐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선 최근 액션 게임과 견주기엔 회피 기동 없이 반격 기능만 제공하는 등 조작 방식이 제한적이었다. 중년 이용자 사이에서도 게임이 현란하고 조작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용량 대형 게임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을 탄 모습도 보인다. TL은 마을과 성, 자연이 어우러진 수려한 그래픽이 매력이다. 이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별도 그래픽카드와 32기가바이트(GB) 이상인 램(RAM)을 장착한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다. 반면 접속 시 출석 보상을 제공하거나 게임 속 재화를 현금으로 살 수 있도록 한 과금 구조는 가벼운 구동이 강점인 모바일 게임과 비슷하다.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하는 고용량 대작을 기대한 게이머로선 당혹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고숙련 콘텐츠 호응도 지켜봐야”
엔씨소프트는 과거에도 신작 수난사를 겪었다. 2021년 내놓은 ‘트릭스터M’ ‘블레이드앤소울2’ 등이 그랬다. 리니지와 같은 장르인 이들 게임을 각각 청소년과 고숙련 게이머에게 맞춰 기존 성공법을 확대 적용하자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 구조에 대한 이용자 반감이 커지며 이 회사 주가는 2020년 말 64만원 선에서 1년 뒤 44만원 선으로 30% 넘게 떨어졌다.

엔씨소프트는 TL 출시일 21개 서버 모두에 이용자가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숙련도가 쌓이면서 호평이 늘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가 레벨을 가득 채우면(만렙이 되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며 “하루 2~3시간씩 한 달이면 만렙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가 빠르게 숙련도를 높여 게임에 몰입하게 했다”고 말했다.

신작 출시 반응만으로 엔씨소프트의 사업 부진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TL 이용자들이 강력하게 불만을 제기하거나 게임 운영상의 문제가 나타난 건 아니어서다. 여기에 엔씨소프트는 내년 리니지와 다른 장르의 게임인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가칭) 등도 내놓기로 했다. 콘텐츠 개발용 대규모언어모델(LLM) ‘바르코’를 자체 개발하는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준비도 착실한 편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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