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PC·콘솔 게임인 ‘쓰론앤리버티(TL)’를 출시했다. 업계에선 이 게임을 리니지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평가한다. 리니지와 같은 중세풍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TL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8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8.8% 내린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14% 하락한 22만4500원에 주식이 거래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TL의 이용자층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게임 개발진은 5월 시험 평가를 거친 뒤 자동사냥 기능을 삭제했다. ‘린저씨’(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로 불리는 40·50대 리니지 이용자 대신 액션 게임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무게를 둔 행보로 풀이됐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선 최근 액션 게임과 견주기엔 회피 기동 없이 반격 기능만 제공하는 등 조작 방식이 제한적이었다. 중년 이용자 사이에서도 게임이 현란하고 조작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용량 대형 게임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을 탄 모습도 보인다. TL은 마을과 성, 자연이 어우러진 수려한 그래픽이 매력이다. 이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별도 그래픽카드와 32기가바이트(GB) 이상인 램(RAM)을 장착한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다. 반면 접속 시 출석 보상을 제공하거나 게임 속 재화를 현금으로 살 수 있도록 한 과금 구조는 가벼운 구동이 강점인 모바일 게임과 비슷하다.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하는 고용량 대작을 기대한 게이머로선 당혹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TL 출시일 21개 서버 모두에 이용자가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숙련도가 쌓이면서 호평이 늘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가 레벨을 가득 채우면(만렙이 되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며 “하루 2~3시간씩 한 달이면 만렙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가 빠르게 숙련도를 높여 게임에 몰입하게 했다”고 말했다.
신작 출시 반응만으로 엔씨소프트의 사업 부진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TL 이용자들이 강력하게 불만을 제기하거나 게임 운영상의 문제가 나타난 건 아니어서다. 여기에 엔씨소프트는 내년 리니지와 다른 장르의 게임인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가칭) 등도 내놓기로 했다. 콘텐츠 개발용 대규모언어모델(LLM) ‘바르코’를 자체 개발하는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준비도 착실한 편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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